유행성 각결막염 후유증, 다 나은 뒤 시야가 흐리다면? 각막 상피하 침윤과 시력저하
유행성 각결막염은 충혈과 눈곱, 이물감이 사라지면 모두 나았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결막염 증상이 좋아진 뒤 갑자기 시야가 흐려지거나 시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데노바이러스에 의한 유행성 각결막염은 결막뿐 아니라 각막에도 염증을 일으킬 수 있고, 이후 **각막 상피하 침윤(Subepithelial infiltrates, SEI)**이 생기면 흐린 시야, 눈부심, 빛 번짐, 시력저하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급성 결막염 증상이 가라앉은 뒤 나타나기도 하며 일부에서는 수개월 이상 지속될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유행성 각결막염을 앓은 뒤 약 2주가 지나 충혈과 이물감이 거의 사라졌는데, 갑자기 한쪽 눈이 흐리게 보여 다시 안과를 찾았습니다.

각결막염은 다 나은 것 같은데 왜 시야가 흐려질까?
유행성 각결막염은 아데노바이러스가 원인이 되는 전염성이 강한 바이러스성 결막염입니다. 일반적인 결막염과 달리 각막까지 염증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CDC에서도 유행성 각결막염이 결막과 각막 모두에 심한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각막에 염증이 생긴 뒤에는 각막 상피 아래에 작은 염증성 침윤이 남을 수 있습니다.
의학 자료에서는 이러한 상피하 침윤이 초기 증상 발생 후 약 7~10일 이후 나타날 수 있으며, 불규칙 난시나 눈부심, 시력저하를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즉,
충혈이 없어졌다 = 각막까지 완전히 회복됐다
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유행성 각결막염 후유증, 2주 뒤에도 나타날 수 있을까?
가능합니다.
각막 상피하 침윤은 급성 결막염이 시작된 직후보다 며칠에서 수주 뒤 두드러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최근 안과학 리뷰에서도 아데노바이러스 감염 뒤 나타나는 상피하 침윤이 보통 급성 감염 후 2~3주 사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제가 다시 안과를 찾은 것도 결막염 발생 약 2주 후였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눈의 피로 때문이라고 생각했지만 한쪽 눈의 흐릿함이 확실하게 느껴졌고, 진료에서는 결막염 당시의 바이러스성 염증이 각막에 영향을 줘 시야가 흐려질 수 있다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따라서 결막염이 나아가는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변화가 있다면 그냥 기다리기보다는 안과에서 각막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 한쪽 또는 양쪽 눈이 갑자기 흐리게 보이는 경우
- 이전보다 시력이 떨어진 느낌이 드는 경우
- 빛이 번져 보이거나 눈부심이 심해진 경우
- 결막염은 나았는데 시야 흐림이 지속되는 경우
- 일상생활에 영향을 줄 정도로 초점이 잘 맞지 않는 경우
유행성 각결막염의 증상으로 흐린 시야와 시력저하, 눈부심 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각막 상피하 침윤이란?
검색하다 보면 각결막염 각막혼탁, 각막 상피하 침윤이라는 표현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각막 상피하 침윤은 아데노바이러스 감염 이후 일어나는 면역반응과 관련된 각막 변화입니다. 각막 앞쪽에 염증세포가 모이면서 작은 혼탁처럼 관찰될 수 있습니다.
이 침윤이 시축 부근에 생기거나 범위가 넓으면 빛이 깨끗하게 통과하지 못해
흐릿한 시야 → 눈부심 → 빛 번짐 → 시력저하
등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인터넷에서 흔히 표현하는 ‘결막염 흉터’와 완전히 같은 개념으로 이해하기보다는 아데노바이러스 감염 뒤 각막에 나타날 수 있는 염증성 변화로 이해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각결막염 후 시력저하는 얼마나 오래갈까?
가장 걱정되는 부분입니다.
대부분의 유행성 각결막염은 시간이 지나며 호전되지만, 상피하 침윤이 생긴 경우에는 시야 흐림과 시력저하가 더 오래 지속될 수 있습니다.
미국안과학회 EyeWiki는 이러한 침윤으로 발생하는 눈부심과 시력저하가 수개월 또는 경우에 따라 수년간 지속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다만 이것이 모든 환자에게 장기간 후유증이 남는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상피하 침윤은 자연스럽게 옅어지는 경우도 있고, 반복되거나 오래 남는 경우도 있어 개인별 경과 차이가 큽니다.
따라서 ‘몇 주면 무조건 회복된다’거나 반대로 ‘시력이 돌아오지 않는다’고 미리 판단하기보다는 안과에서 각막 상태와 시력 변화를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제 진료에서는 스테로이드 안약을 처방받았습니다
제 경우 다시 안과를 방문했을 당시 안압은
좌안 8 / 우안 11mmHg
로 측정됐고, 각막 상태를 확인한 뒤 스테로이드 계열 점안액을 처방받았습니다.

제가 실제 처방받은 약은 산텐플루메토론 0.02% 점안액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스테로이드 안약이 유행성 각결막염 환자라면 누구나 사용하는 일반 안약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각막 상피하 침윤으로 시력에 영향을 받는 경우에는 안과의 판단에 따라 스테로이드 점안제가 사용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장기간 사용하면 안압 상승이나 백내장 등의 부작용 위험이 있고, 활성 바이러스 감염 단계에서 사용하면 바이러스 배출 기간이 길어질 가능성도 보고돼 있습니다.
따라서 다른 사람이 처방받은 스테로이드 안약을 임의로 사용하거나, 처방받은 약의 횟수를 스스로 늘리거나 줄여서는 안 됩니다.
인공눈물도 함께 처방받았습니다

저는 인공눈물도 함께 처방받아 사용하고 있습니다.

유행성 각결막염의 기본적인 증상 완화 방법에는 인공눈물과 냉찜질 등이 포함됩니다. 다만 각막에 침윤이 생겨 시력에 영향을 주는 단계에서는 상태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같은 ‘결막염 후 시야 흐림’이라 하더라도 현재 각막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를 확인한 뒤 치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눈을 비벼서 각막혼탁이 생긴 걸까?
결막염을 앓을 때 눈을 자주 비비면 혹시 후유증이 더 심해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할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진료 과정에서 당시 눈을 비볐는지 생각해보게 됐습니다.
하지만 유행성 각결막염 이후 생기는 각막 상피하 침윤 자체를 단순히 ‘눈을 비벼서 생긴 흉터’라고 설명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현재 알려진 주요 기전은 아데노바이러스 감염 후 일어나는 면역반응과 염증세포의 침윤입니다.
다만 감염 중 눈을 만지거나 비비는 행동은 자극을 증가시키고 손을 통한 전파에도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유행성 각결막염은 직접 접촉 등을 통해 쉽게 전파되는 질환입니다.
결막염이 끝난 뒤에도 이런 증상은 확인하세요
유행성 각결막염 후유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충혈이 없어졌는지만 보는 것이 아니라 시야와 각막 상태까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특히 결막염 증상이 거의 사라졌는데도 갑자기 한쪽 눈이 침침해지거나, 사물이 뿌옇게 보이거나, 눈부심·빛 번짐이 이전보다 심해졌다면 안과 진료를 미루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저 역시 결막염이 심할 당시보다 증상이 다 나았다고 생각했던 이후 찾아온 시력저하가 더 당황스러웠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겠지’라고 생각했지만, 결국 다시 검사를 받고 나서야 각막에 생긴 후유증 가능성을 알게 됐습니다.
스테로이드 안약은 임의로 중단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스테로이드 점안제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안과에서 정해준 투약 횟수와 기간을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각막 상피하 침윤은 치료 후 좋아졌다가 스테로이드 사용을 줄이거나 중단하면서 다시 나타나는 사례도 보고돼 있습니다. 동시에 장기간 스테로이드 사용에는 안압 상승 등의 부작용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의사의 진료 없이 임의로 계속 사용하거나 갑자기 조절하는 방식 모두 피해야 합니다.

저 역시 처방대로 안약을 사용하면서 정해진 진료 일정에 맞춰 각막 상태와 시력 변화를 확인할 예정입니다.
유행성 각결막염 다 나았다고 생각했는데 시야가 흐리다면
유행성 각결막염은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서 호전되지만, 일부에서는 결막의 증상이 가라앉은 뒤에도 각막 상피하 침윤으로 인해 시야 흐림이나 시력저하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충혈과 이물감이 거의 사라진 약 2주 뒤 한쪽 눈이 갑자기 흐리게 보여 다시 진료를 받았습니다.

따라서 결막염이 나았다고 생각한 이후라도
시야가 갑자기 흐려짐 / 한쪽 눈의 시력저하 / 눈부심 / 빛 번짐
같은 변화가 느껴진다면 단순한 피로나 노안으로 생각하고 오래 기다리기보다는 안과에서 각막 상태를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개인의 회복 속도와 치료 과정에는 차이가 있으므로 인터넷의 다른 사람 치료기간을 그대로 자신의 경우에 적용하기보다는 정기적인 검사와 처방에 따라 경과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 이 글의 진료 내용과 처방은 작성자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했으며, 동일한 증상이라도 원인과 치료법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