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제오리 구우면 기름이 왜 이렇게 많이 나올까? 노란 오리기름 먹어도 될까


훈제오리를 프라이팬에 굽다 보면 다른 고기보다 유독 많은 기름이 나오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팬이 촉촉한 정도였다가 조금만 지나면 노르스름하거나 뿌연 기름이 고일 정도라서 “이걸 그대로 먹어도 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저도 훈제오리를 굽다가 팬에 고인 양을 보고 생각보다 많아서 중간에 한 번 기름을 빼고 다시 구웠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훈제오리에서 가열하면서 나온 지방 자체가 곧바로 ‘나쁜 기름’이나 먹으면 안 되는 물질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오리 지방에 불포화지방산이 많이 포함돼 있다는 이유로 팬에 빠져나온 기름까지 일부러 모두 먹을 필요도 없습니다.

훈제오리는 왜 구울 때 기름이 이렇게 많이 나올까?

오리고기는 껍질과 그 아래에 지방이 비교적 많이 분포합니다. 시중의 슬라이스 훈제오리도 살코기뿐 아니라 껍질과 지방층이 함께 붙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가열하면 고체 상태였던 지방이 녹으면서 팬으로 빠져나옵니다.

그래서 처음 포장을 열었을 때는 기름이 그렇게 많아 보이지 않더라도 프라이팬에서 열을 받으면 갑자기 액체가 많아진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또 사진처럼 팬에 고인 액체가 전부 순수한 지방이라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가열하면서 나온 오리 지방에 고기의 수분과 육즙, 단백질 성분 등이 섞이면 연한 노란색이나 베이지색, 때로는 뿌연 형태로 보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사진처럼 색이 연하고 뿌옇다는 것만으로 “이상한 기름이 나왔다”거나 “상했다”라고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제품에서 평소와 다른 심한 악취가 나거나 포장이 팽창해 있는 등 변질이 의심되는 경우는 별개의 문제이므로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노란 오리기름은 먹어도 될까?

정상적으로 보관된 제품을 조리하면서 자연스럽게 나온 오리 지방이라면 고기에 묻어 있는 정도를 함께 먹는 것을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많이 생기는 오해가 하나 있습니다.

“오리기름은 불포화지방이라 몸에 좋으니 많이 먹어도 된다.”

이렇게까지 이해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오리 지방을 분석한 연구들을 보면 올레산 같은 단일불포화지방산의 비중이 큰 편이며, 한 연구에서 분석한 오리 지방은 포화지방산 약 31%, 단일불포화지방산 약 45%, 다중불포화지방산 약 24%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지방산 구성은 사육방식과 먹이, 제품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즉 불포화지방이 들어 있다는 말 자체는 맞지만, 오리기름이 건강식품이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불포화지방이 많으면 기름을 많이 먹어도 괜찮은 걸까?

그렇지는 않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식단에서 포화지방보다 불포화지방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하면서도, 성인의 총 지방 섭취량 자체도 전체 에너지 섭취량의 약 30% 이하로 관리하는 것이 건강한 체중 유지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 포화지방 역시 전체 에너지의 10% 미만을 권고합니다.

따라서 오리고기 지방에 불포화지방산이 상대적으로 많이 포함되어 있다고 해서

팬에 빠져나온 기름까지 다시 고기에 흡수시켜 먹거나, 남은 기름을 일부러 많이 섭취할 이유는 없습니다.

지방은 종류와 관계없이 열량이 높은 영양소이기 때문입니다.

팬에 나온 훈제오리 기름, 버리는 게 좋을까?

저는 실제로 조리하다가 기름이 너무 많이 고여서 중간에 한 번 덜어낸 뒤 다시 구웠습니다.

이렇게 조리 중 빠져나온 지방을 덜어내는 것은 괜찮은 방법입니다.

기름을 전부 제거할 필요까지는 없지만, 팬 바닥에 고일 정도로 많이 나왔다면 필요한 만큼만 남기고 따라내거나 키친타월 등으로 일부 제거하면 최종적으로 섭취하는 지방량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특히 훈제오리는 제품마다 지방 함량이 다르기 때문에 실제 영양성분표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K-FIND 식품영양성분 데이터베이스에서도 가공식품별 지방·포화지방·나트륨 등의 영양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름을 한 번 빼고 다시 구워도 될까?

가능합니다.

저는 기름이 많이 고인 상태에서 그대로 오래 굽기보다 훈제오리를 한 번 체에 받쳐 기름을 덜어낸 뒤 다시 팬에 넣어 조리했습니다.

기름을 빼고 나니 처음처럼 팬 바닥에 액체가 흥건하지 않았고, 표면도 조금 더 구워졌습니다.

다만 제품마다 이미 완전히 익혀 나온 제품인지, 가열조리가 필요한 제품인지가 다를 수 있으므로 조리시간과 방법은 제품 포장의 조리방법을 우선하는 것이 좋습니다.

오리기름은 돼지기름보다 무조건 좋은 기름일까?

이것도 흔히 듣는 이야기지만 조금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오리 지방에는 올레산을 비롯한 불포화지방산이 상당 부분 들어 있습니다. 실제 오리고기의 지방산 조성을 조사한 연구에서도 올레산이 주요 지방산 중 하나로 확인됩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오리기름은 아무리 먹어도 괜찮다”, “다른 동물성 지방보다 건강에 무조건 좋다”**고 결론내릴 수는 없습니다.

오리기름에도 포화지방이 포함돼 있고, 무엇보다 건강에서는 한 가지 지방의 이미지보다 전체 지방 섭취량과 식단 구성이 더 중요합니다.

WHO 역시 지방의 질과 함께 총 섭취량을 관리하고 포화지방 대신 불포화지방이 풍부한 식품을 선택할 것을 권합니다.

따라서 오리고기를 먹는 것과 팬에 나온 오리기름을 일부러 추가로 먹는 것은 구분해서 생각하는 편이 좋습니다.

훈제오리 먹을 때 기름만큼 확인할 것은 ‘나트륨’

훈제오리는 생오리고기와 달리 가공식품입니다.

제품에 따라 간과 훈연 방식, 첨가되는 양념 등이 다르기 때문에 지방뿐 아니라 나트륨 함량도 제품마다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훈제오리를 자주 먹는다면 “오리기름이 좋은가 나쁜가”만 확인하기보다 포장지의 1회 섭취량, 열량, 지방, 포화지방, 나트륨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더 현실적입니다.

식약처 K-FIND에는 식약처·농촌진흥청 등 관계기관에서 구축한 일반식품과 가공식품의 영양성분 정보가 제공됩니다.

조금 덜 부담스럽게 먹으려면?

훈제오리를 먹을 때 기름을 완전히 제거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팬에 사진처럼 많이 고였다면 조리 중 한 번 덜어내고, 기름에 다른 재료를 잔뜩 볶아 전부 흡수시키기보다는 부추·양파·버섯 같은 채소를 곁들여 먹는 정도가 무난합니다.

또 훈제오리 자체에 간이 되어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소스나 소금을 많이 추가하지 않는 것도 나트륨 섭취를 줄이는 방법입니다.

훈제오리의 노란 기름, 이렇게 생각하면 쉽습니다

훈제오리를 구웠을 때 팬에 나오는 노란색 또는 뿌연 액체는 대부분 가열하면서 녹아나온 오리 지방에 육즙과 수분 등이 섞인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정상적으로 보관된 제품에서 조리 중 나온 지방이라면 고기에 묻어 있는 정도까지 걱정하며 제거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오리기름은 불포화지방이라 건강에 좋다”는 이유로 팬에 고인 기름까지 일부러 모두 먹을 필요도 없습니다.

불포화지방산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과 많은 양의 지방을 섭취하는 것이 건강에 좋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저처럼 훈제오리를 굽다가 기름이 팬에 흥건하게 나왔다면 당황할 필요 없이 필요한 만큼 따라내고 조리하면 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오리기름 하나를 ‘좋은 기름’ 또는 ‘나쁜 기름’으로 단순하게 나누기보다는 양을 적당히 조절하고 제품의 지방·포화지방·나트륨 표시까지 함께 확인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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